‘현충원에 갔다 와서’

천안서여자중학교 송인아

친구들과 함께 대전국립현충원에 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현충원에 대한 것도 몰랐고, 그저 친구들과 놀러간다는 마음으로 버스를 타서 즐겁게 놀았다. 현충원에 도착해서 현충탑에 참배를 드리기 위해 걸어 다니는 것에 대해 덥고 짜증이 났었다. 버스가 멈추고 우리가 도착한 곳은 현충문이었다. 군인들이 제복을 입고 칼을 휘두르며 절도 있게 군무를 했는데 멋있고 칼을 절도 있게 잘 다뤄서 신기했다. 그것을 다 본 후에 계단위로 올라가 보니 현충탑이 있었다. 굉장히 크고 웅장했다.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를 드리고 내려와서 자세하게 보지 못해서 굉장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조금 더 걸어 가다보니 굉장히 많은 묘소들이 나왔다. 그 묘소에 있는 많은 비석들을 나중에 우리가 닦게 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우선 현충관에 가서 ‘그 날’이라는 영화를 봤다. 제2연평해전 폭격사건에 관한 짧은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연평해전 폭격사건에서 싸운 사람들 모두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었고, 똑같이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같았다. 보다가 만약 그게 ‘우리 아빠라면, 우리 가족이라면’이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눈물이 났다.
우리나라가 월드컵에 열광할 때 우리를 지키기 위해 군인들은 열심히 싸웠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 영화를 보고 감동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로 보훈미래관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대전현충원의 역사, 순국하신 애국자분들에 대한 짧은 영상을 보면서 애국자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뒤로 6․25 전쟁의 흔적이 그려져 있는 벽화를 지나면 6․25 전사자 유해 발굴 현장의 영상을 볼 수 있으며, 전사자들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야외전시장에서 본 전투 무기들이다. 정말 날렵해 보이고 영화에서만 보던 것이라 신기했다. 집에 가서 보훈미래관에 관심을 갖고 더 찾아보았더니 보훈미래관은 현충원 내에 있는 대전 지역 최초 애국 체험형 전시관이었다.
다 본 뒤 우리는 드디어 묘소를 돌보러 가게 되었다. 많은 묘소를 보며 우리나라를 위해 돌아가신 분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놀러 온다는 마음으로 온 내가 정말 한심하게 느껴졌다. 정말 감사하는 마음으로 묘소를 돌보았다. 비석을 닦는데 옆쪽에 가족 분들의 이름도 같이 새겨져 있어서 가슴이 찡했다. 훈장 스티커도 붙어 있었는데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의 애국심을 가슴으로 느끼게 되어 자랑스러웠다.
지금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나는 우리나라를 위해 한 것이 없다. 사실 부모님을 위해서 한 것도 별로 없다. 현충원에 갔다 오기 전에는 나름대로 내 자신이 애국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한 것들 다 합쳐도 오늘 본 분들에 비하면 너무나 부족하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쉬운 줄만 알았다.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물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진 않아도 우리나라를 위해 열심히 살고 또 우리나라를 사랑할 것이다. 김연아, 손연재처럼 우리나라를 빛내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 전에는 내가 만약 6․25때 사람이었다면 전쟁에 동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통을 받으면서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그럴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 뿐 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나도 한 마음이 되어 온 힘을 합쳐 우리나라를 위해 일했을 것이다.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운 사람이 될 것이다. ‘내가 왜?’라는 생각을 버릴 것이다. 아니면 나는 수많은 묘소를 보면서 아무것도 안 한 것이고 현충원을 갔다 온 의미도 없어진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것은 누구나 두렵고 무서울 것이다.
사실 이것을 쓰고 있는 나도 그런 상황이 실제로 온다면 과연 진자 그럴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 된다. 하지만, 전쟁이 나서 아빠가 군대에 가게 된다면 나는 이기적이지만, 아빠보고 살아서 돌아오라고 할 것이다. 내가 희생하는 것은 생각해 보았지만, 아빠나 다른 가족이라면 못하게 할 것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를 버리는 것 같아서 싫다. 오늘 묘소를 돌보아 드렸던 분들의 가족들도 아마 매우 슬펐을 것이다. 그 마음이 상상으로 조금이나마 공감이 된다. 대전국립현충원은 나에게 많은 감동과 자책을 하게 한 뜻 깊은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