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소감문
제 목(제11회)『국립대전현충원을 다녀와서』 대전목양초등학교 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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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01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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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1회 나라사랑 체험소감문 수필부문 수상작 - 초등부 우수상
『국립대전현충원을 다녀와서』
대전목양초등학교 김민재
“민재야, 모자 챙겨라! 물도 넉넉히 챙기고~”
“아빠, 장갑과 쓰레기봉투, 분무기, 수건, 집게는 챙겼어요?”
이렇게 서로가 챙겨야 할 물건들을 확인하고 우리 가족이 떠나는 곳은 국립 대전현충원이다.
우리나라에는 국립현충원이 서울과 대전, 두 곳에 있다. 우리 가족은 4년전 에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참배를 다녔다. 증조할아버지와 외증조할아버지께서 6.25 전쟁 때 모두 전사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3년 전부터는 대전현충원으로 간다. 그 이유는 증조할아버지께서는 서울 동작동에 계시고, 외증조할아버지께서 3년 전에 대전현충원으로 모시게 되었기 때문이다. 동작동 국립묘지에 갈 때는 너무 멀어서 그 전날 미리 서울에 가야 했지만 이제는 대전현충원으로 가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워서 자주 갈 수 있다. 그리고 동작동 서울현충원에 가면 나무도 없고, 쉴 곳도 없다. 수많은 비석들만 있어서 어린 동생들과 나는 매번 짜증을 냈었다. 지하철도 오래타고, 내려서도 한참이나 걸어서 서울에 있는 국립현충원에 도착하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잃어버리지 않도록 엄마, 아빠 손도 꼭 붙잡아야 해서 답답하기도 했다.
대전현충원은 쉴 수 있는 정자도 있고 나무도 있는 곳이 여러 군데가 있다. 특히 외증조 할아버지의 묘지에서 가까운 곳에 정자가 있어서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도 먹고 간식도 먹을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대전현충원은 현충일 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면 버스들이 계속 연결되어 탈 수 있고 현충원 안에서도 버스를 외증조 할아버지의 묘까지 갈 수 있어서 편리하다. 하지만 현충일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지루한 점도 있다.
유치원 때 엄마께서 현충원은 6.25 전쟁 때 전사하신 분들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이 묻힌 곳이라고 설명해 주셔도 너무 덥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초등학생이 된 뒤 대전현충원을 다니면서는 엄마께서, 외할머니께서 비석을 닦으시며 우시는 모습도 보고, 사회시간에 6.25 전쟁이 무엇인지도 배워서인지 숙연해지고 마음도 차분해진다.
현충원 봉사활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가족 모두 같이 나들이 가는 기분으로 갔었다. 하지만 몇 번 자꾸 가다 보니 그런 기분 대신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생각했고, 존경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가족은 대전현충원에 도착하면 먼저 종합안내소에 들러서 봉사 활동 구역을 정한다. 봉사 활동 구역을 정할 때는 대부분 외증조 할아버지 묘가 있는 곳 주변으로 정한다. 봉사활동은 비석 닦기와 주변 청소를 하는데 5월 말에 갈 때는 항상 얼음물과 모자를 꼭 챙긴다. 비석을 닦을 때는 분무기로 물을 뿌리고 수건으로 닦는다. 그리고 묘비 주변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들을 쓰레기봉투에 담는다.
수많은 비석들을 볼 때마다 ‘정말 많은 분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셨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비석 하나라도 더 닦아 드려야지’ 하는 다짐을 한다. 그런데 올해는 비석 위에 새똥이 많이 묻어있어서 닦기가 무척 힘들었다. 4시간의 봉사시간을 정해서 가지만 계속 비석을 닦는 것은 정말 힘들다. 같이 간 동생은 처음에는 잘 도와주지만 조금만 있으면 분무기로 물만 뿌리고 다니기도 한다. 그래도 가족 모두 같이 하면 시간도 빨리 가고 중간에 같이 점심도 먹을 수 있어서 소풍 나온 기분으로 기쁘게 봉사활동을 한다.
봉사활동을 하고 나서 나는 많은 것을 느낀다. 깨끗이 닦여져서 줄지어 서있는 묘비들이 나를 보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 같기도 하고 멀리 보이는 묘비들은 나의 손을 기다리는 것 같다. 그래서 다음에도 또 와야지! 하는 다짐도 해본다.
뿌듯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마치면 우리식구들은 항상 현충원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증조할아버지 묘역만 보지 않고 장군묘역, 애국지사묘역, 연평해전묘역, 그리고 천안함 용사묘역 등을 찾아가 보기도 한다. 그리고 호국철도 기념관에도 들어가 보는데 몇 번 가다보니 생소했던 기차역들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6.25 전쟁 당시 철도기관사들이 얼마나 중요한 일들을 했는지도 알 수 있어서 다른 친구들도 꼭 한번 와서 보라고 권하고 싶다. 묘역을 차로 돌다보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참 많은 분들이 6.25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으신 것을 실감하면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전쟁으로 희생된 분들도 안타깝지만 우리 외할머니처럼 묘비를 닦으시면서 우는 분들을 볼 때면 가슴이 아프다. 외할머니께서는 3살 때 아버지를 잃고 힘들게 살아오셨다고 하신다. 그리고 항상 묘비를 닦으시면서 아버지, 아버지를 외치시며 우시는 것을 본다. 그러면 엄마도 우시고 우리도 같이 눈물을 흘린다. 외할머니께서는 우리 때문에 큰 소리로 소리 내서 우시지는 않고 계속 묘비를 닦으시며 눈물도 닦으신다. 가슴이 많이 아팠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새로 현충원에 묻히시는 분들도 가끔 보기도 한다. 그분들은 소방관이나 경찰관께서 근무 중 사고를 당하시거나 군복무 중에 목숨을 잃으신 분들이 묻히는 경우라고 부모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현충원은 가슴 아픈 사람들이 오는 곳이기도 하지만 자랑스러운 곳인 것 같다. 외할머니께는 슬프고 가슴 아픈 곳이지만 나에겐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친구들에게 우리 증조할아버지와 외증조할아버지 두 분 다 현충원에 계신다고 하면 신기해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가 ‘나라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나라에 보탬이 되는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인 것 같다. 그리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 자주 웃으실 수 있도록 효도해야겠다.
외증조할아버지께 참배도 드릴 수 있고 봉사활동도 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장점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자주는 못 가지만 가끔씩이라도 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