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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전현충원

나라사랑체험소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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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오늘도 그 날들을 가르칩니다	비공개글
작성자	최민경	연락처
처리상태		비밀번호
내용	<나는 오늘도 그 날들을 가르칩니다.> 최민경 올해로 교직에 들어선 지 여섯 해째다. 스물다섯 살, 처음 교단에 섰을 때의 긴장과 벅참은 아직도 생생하지만, 어느덧 교단과 교실이 익숙해진 내게 한 가지 확실해진 것이 있다. 교사는 ‘지식’을 넘어서 ‘기억’과 ‘마음’을 전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국어교사로서 나는 아이들에게 말과 글로 사람과 역사를 잇는 가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래서일까. 매일 수업 시간마다 ‘나라사랑’이라는 말이 교과서 속 구호로만 남지 않기를, 그 말이 아이들 마음속에 살아 있는 의미로 새겨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졌다. 그런 생각 끝에 내가 선택한 하루가 바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날이었다. 대전은 나의 고향이다. 어릴 적 소풍으로, 가족 나들이로, 가끔은 묵직한 사색의 공간으로 현충원을 찾곤 했지만, 이번만큼은 다르게 다가왔다. 교사로서, 또 대전 시민으로서, 그리고 누군가의 딸이자 친구이며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나는 다시 이곳을 찾았다. 때마침 ‘나라사랑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고, 그 안에서 나는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꼈다. 햇살이 유난히 따스하던 4월의 어느 날. 현충원 입구를 지나자 정갈하게 놓인 묘역과 바람에 휘날리는 태극기가 눈에 들어왔다. 그 안에서 묘하게 낯설지 않은, 그러나 무겁게 다가오는 감정이 밀려왔다. 그 날 따라 묘비에 새겨진 이름들이 하나하나 읽혀졌고, 그 이름들 너머로 짧고 격렬했던 생의 조각들이 떠올랐다. 그 중에서도 나와 같은 해에 태어나 스물다섯에 전사한 청년의 묘 앞에 섰을 땐,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 나는 지금 31세.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수업 준비에 밤을 지새우기도 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천천히 걷고 있다. 그러나 그 청년은, 내가 교단에 처음 섰던 나이조차 채우지 못한 채, 나라를 위해 그 삶을 마쳤다. 그 사실 앞에 나는 스스로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으며, 나의 오늘은 누구 덕분에 가능한 것인지. 묘역을 거닐던 중 만난 안내 선생님의 설명 하나하나가 마음에 새겨졌다. 무명 용사의 이야기, 어린 전투 요원의 마지막 편지, 그리고 6·25 전쟁 때 가족과 생이별한 채 산화한 형제들의 기록. 어느 하나도 흘려들을 수 없었다. 나와 아이들이 매일 마주하는 평화로운 교실,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자유롭게 생각을 펼칠 수 있는 그 환경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다시금 깨달았다. 전시관에 전시된 유품 중엔 한 병사가 부모님께 쓴 편지가 있었는데, 그 속 구절이 오래도록 마음을 울렸다. “어머니, 아버지. 제가 떠나는 이유는, 누군가의 아들이 다시는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기 위함입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수업 시간마다 조금은 달라진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나라 사랑’을 설명할 때면 단지 교과서 문장에 기대지 않는다. 나는 그 날의 현충원을 떠올리며 말한다. “여러분, 우리가 지금 여기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이름 모를 누군가가 그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에요. 잊지 않는 것이, 그리고 그 마음을 이어가는 것이 진짜 사랑이에요.” 나는 앞으로도 이곳을 찾을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오고 싶다. 책에서 읽는 역사와, 눈으로 마주하는 역사는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도 그날의 햇살과 바람, 그리고 묘비 앞에서의 침묵이 마음속에 오래 남기를 바란다. 그것이 내가 가르치는 가장 중요한 수업일지도 모르니까. 2025년 어느 좋은 날의 국립대전현충원. 그 날의 기억은 나를 다시 교사로, 시민으로, 사람으로 서게 했다. 나는 앞으로도 이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누군가의 오늘을 위해, 또 다른 누군가의 어제가 있었음을 기억하며.
첨부파일	나는 오늘도 그 날들을 가르칩니다..hwp (96.0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