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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전현충원

추모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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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고 싶습니다.
내용	보고 싶습니다. 살아 생전 꿈에 한 번 안 나오시던 분이 그 날 왜 제 꿈에 찾아오셨습니까 제 꿈에 나와 손 한 번 잡고 꼭 껴안아 주고 가시지 왜 그런 모습으로 나오셨습니까 그런 모습으로 나오셨으면 보고 싶을 때 마다 와주시지 왜 이제는 한 번도 안 찾아오십니까 저에겐 너무 소중하고 따뜻한, 보고 있으면 이유 없이 눈물이 나는 그런 사람이었으면서 왜 당신의 자식과 아내에게는 따뜻한 말 한마디 안 하고 가셨습니까 그 때는 몰랐어요. 매일같이 술을 드시고 가족들에게 날카로운 말만 하시는 당신께 받은 큰 사랑을 그 때는 몰랐습니다. 술만 드시면 항상 그 때 이야기를 하곤 하셨는데, 왜 그걸 몰랐을까요 조국을 지키기 위해 당신께서 내던졌던 그 목숨이 전장에서 돌아왔을 땐 결코 혼자가 아니었단 걸, 그 땅에 묻힌 전우들의 젊음까지 안고 돌아왔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젊은 날에 호국영령이 된 전우들의 애환이 견디기 어려우셨을 거라는 것을, 술만 드시면 항상 반복되는 이야기가 그 때의 두려움과 슬픔이었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묘비 앞에 주저 앉아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는 당신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밥 한 끼 사 먹이겠다고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밥 먹는 모습만 보고 바로 가버렸던 당신의 뒷모습이 왜 그리도 슬펐는지 이젠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이젠 당신을 떠 올릴 때면 자전거를 타고 가는 당신의 뒷모습이 먼저 생각난다는 게, 당신께서 활짝 웃고계신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게 너무 눈물이 납니다. 꿈에라도 좋으니 밥 한끼 이제 제가 대접할 수 있게 해주세요. 기다릴게요.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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