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실감이 안나네요. 아빠....
아침 4시 30분 알람이 울리면 병원으로 갈 준비를 해야할것 같고...
얼른가서 닦아드리고 약도 드려야 할것 같은데....
요즘들어 잠이 많으신 아빠를 그저 밤세도록 못주무셔서 그런줄로만 알았다는게...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머리 깎아드렸어야 했는데...주말에 깎아 드릴려고 생각했었는데...
회복하시고 차츰 걸으시면 집에도 가실줄로 알고 있었는데....
드시는 것도 점점 멀리 하실때마다 많이 속상해서 화도 냈지만...죄송합니다.
고생 많이 하셨을텐데...많이 아프셨을텐데....자식인 제가 제대로 못봐 드린것 같아 억장이 무너집니다.
무릎, 발가락, 팔, 뭐하나 성한 곳이없어서, 투석 날에 안아 올릴때마다 항상 신경 바짝썼었어요.
다리에 힘좀 주시라고 그래야 집에 갈수 있다고....데롱데롱 흔들거리는 다리를 볼때마다 화도나고 밉기도 했었어요.
생각나세요? 아빠랑은 병원에서 많은 추억이 있었어요.
심심하실까봐 휠체어타고 도원동 큰나무 밑에까지 갔었던 일...환자복 들킬까봐 긴 외투로 다리 덮고 갔었잖아요.
기력이 없으셔서 투석 들어가시면 버스타고 보온통에 염소탕 담아 왔었던 기억.
짬뽕국물이 면하고 같이 있어서 불어더진거 국물만 밥에 담아 잡수셨던 기억.
엄마가 추어탕만 해주셔서 1년 가까이 추어탕만 잡수셔서 변에서도 추어탕 냄새 났던 기억.
홈플러스 약밥 좋아하셨는데...관문시장 약밥 잡수시고 설사하신 날도 생각납니다.
아침마다 야쿠르트 챙겨드렸는데...4층에 휴게실에서 불가리스 사과맛 잡수시고 1주일동안 설사하신것도 기억나구요,
서문시장 상투과자 밤과자 좋아하셨는데...사탕 담은 주머니 엄마가 알면 안된다고 배게밑에 숨겼다가 들킨날...
관물대 상단에 숨겨둔 사탕.. 밤에 찾아내신거 보고 눈이 보이시나 생각 했었던 것도 기억나구요....
마트에서 사온 황도 백도는 이가 없어도 훌훌 들어간다시며 잡수시던 모습도 아직 생생해요.
따뜻한 여름 아침이면 병원에 가서 약, 야쿠르트 챙겨드리고, 수건으로 얼굴. 손 닦아드리고 휠체어타고
병원 정원에 나가 큰 숨 쉬시고 기침도 하시고 했었던것도 기억납니다.
추운날이 오면 오전에 건물 안에서 햇볕찾아 다녔던 것도 기억나구요.
코로나 걸리셔서 저랑같이 독방에 5일동안 있었던것도 기억나구요,
재활운동 대기실에서 아빠 친구분 만난것도 생각 납니다.
자전거 타시면서 저 눈치보시던 것도 생각 납니다. 그래도 자전거 덕분에 기력이 많이 좋아 지셨잖아요.
목욕하실때면 판피린 항상 준비해두고 목욕 끝나시면 급하게 침대로 와서 판피린 잡수시고 이불안으로 들어가신 것도 기억 나네요.
항상 무릎을 세워서 잠드시는 이유가 다리가 저려서 라고 말씀하실때는 병원이 원망스럽기도 했었구요.
황토찜질팩으로 행여 감기 드실까봐 신경 썼었던 것도 생각 납니다.
돌아가실때도 그냥 잠드신거다라고 느껴질 정도로 실감이 안난 저는
화장터에 아빠 들어 가실때도 뜨거우신데 어떻하나 라는 걱정이 들었어요.
아빠....사랑하는 아빠..이제는 앞이 보이세요?
다리는 펴지시나요?
이가 없어서 틀니를 하시는 아빠, 고기아니면 밥 안잡수시는 아빠,
얼마나 멀리 계신지 궁금하구 뭘 잡수시는지도 궁금해요.
어쩜 꿈에 한번 안나오세요.....
아주 나중에 우리가족 모두가 만나는 날엔 또 행복하게 지내요 아빠.
고맙고 많이 사랑하고 미치도록 보고싶어요.
꼭 다시 만나요 아빠.
어디서든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