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오늘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로 당신을 불러봅니다.
떠나신지 43년이 지난 이제야 이곳 현충원에 아버지의 원래 자리를 찾아드리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무릎에서 들었던 6.25전쟁 이야기가 조각조각 떠오릅니다.
열일곱 나이에 일제 징용을 나가 해방된 후 3년 8개월 만에 돌아와 어머니를 만났으나 다시 6.25 전쟁 내내 총칼로 나라를 지키셨습니다. 6사단 2연대 소속으로 압록강까지 진격을 한 뒤 중공군 포로로 끌러가던 중 벼랑으로 몸을 던져 간신히 퇴로에 합류하기도 했던 당신은 나라에서 준 무공훈장 2개 이상의 전쟁 영웅이십니다.
전후 흙 농사에 땀을 흘려 다섯 아들을 깨우쳐 주시고, 동네 새마을 운동에 열정을 쏟으신 구릿빛 얼굴은 언제나 생생합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2026년 2월 1일 고향 세천을 떠나 당신 곁으로 갔습니다.
아버지께선 효도의 기회를 주지 않으셔 야속했는데, 어머니께선 긴 세월을 함께했으나 제가 자주 찾아뵙지 못해 불효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어머니가 떠나가실 때, 다섯 아들과 며느리, 11명의 손주와 8명 배필을 비롯한 가족들은 모두 한마음이었습니다.
“온 힘을 다하신 여걸이셨다"며 어머니의 그 무엇보다 큰 은혜를 기억하였습니다.
아버지!
하늘나라 서편은 꽃밭이라고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주신 엄마의 손을 꽉 잡아주세요. 세상 누구 부럽지 않은 훌륭한 엄마였습니다.
이제 엄마 손을 놓지 마시고 꽃밭을 거닐며, 아버지 어머니의 핏줄로서 반듯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자손들의 모습을 함께 지켜봐 주십시오.
아버지, 어머니!
햇볕이 따스한 날, 바람이 좋은 날, 조용히 눈이 오는 날, 저녁노을이 고운 날,
또 어떤 날에 생각이 나면 아버지,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부르겠습니다.
(*) 대전현충원 충혼당에 계신 아버지(6.25전쟁 무공수훈자)_어머니 영전에 드립니다.